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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딩

상행 국토종주 3일차 2024년 9월20일(금) 문경출발 > 여주도착

by mrmuscle 2024. 9. 23.

2일 차 온수욕 덕분인지 아님 문경약돌돼지삼겹살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간밤에 꿀잠을 잤다.

첫날부터 누적되어 온 피로가 쌓여서 생존본능이 발동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될 정도로 극한의 경험을 하고 있는 중 생전처음 근육이 레벨업이 되는 기분을 느껴봤다.

암튼 상쾌한 기분으로 3일차 시작... 오늘은 비예보가 있어서 단단히 각오하고 출발한다.

 

예보를 보면 오후부터 비를 만날 것으로 예측되는데 중요한 것은 비가 오기 전에 이화령을 넘어야 한다는 것

문경새재를 지나니 바로 이화령 입구

 

여기서부터 이화령 등반 시작이다.

 

이화령 첨부터 겁을 너무 먹어서 그런지 잔뜩 긴장했는데 경사도가 그리 높지 않아서 생각보다 오를만하다. 

 

경사도 8% 정도인데 평균적으로 그 정도 되는 듯 한 느낌이다. 하지만 길이가 1.6킬로 정도로 긴 거리를 계속 올라야 한다.

 

느린 속도라도 계속 오르다보면 언젠가는 정상에 도착하게 되어 있다. 이것은 진리

 

이화령고개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으니 비로소 국토종주를 절반 넘어선 느낌이다.

 

하행 쪽에서도 인증샷을 남기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한다. 아무도 없는 경우를 대비해 미니 삼각대를 가져왔었는데 유용하게 써먹었다. ㅎㅎ

 

비가 곧 쏟아질듯 하다가도 푸른 하늘이 보이기도 하고... 날씨가 수시로 변화한다. 

 

이화령을 다 내려와서 우려하던 일이 터져버렸다.

뒷바퀴에 펑크가 났다. 펑크없이 국토종주를 완주하길 바랐건만 역쉬 쉽게 도달할 수 있는 건 없다.

 

TPU 튜브가 가볍긴 하지만 내구성은 정말 약한 듯 하다. 비상용으로 2번 사용할 분량의 튜브와 Co2를 준비했는데 그중 하나를 사용한다.

다시는 펑크가 나지 않길 기원하며 펑크를 때우고 다시 출발한다.

 

이화령을 지나 수안보까지 금방 도착했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이화령을 지나면서 계속 다운힐이라 너무 편하게 온 듯하다.

 

수안보인증센터를 지나 다음 목적지인 충주 탄금대로 향한다.

가는 길에 낯익은 다리가 보인다. 확인해 보니 여기가 충주 수주팔봉이었다. 예전 차박으로 하룻밤 머물면서 둘러봤던 곳이라 너무 반가웠다.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라이딩을 멈추고 잠시 감상에 젖어본다.

 

수주팔봉을 지나면서 드디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저 멀리 스콜이... 부분적 폭우가 내리는 것을 목격한다.  예전 베트남 출장에서나 보던 광경인데 이걸 한국에서 보다니...

 

아버지가 생각나 라이딩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지금 살아계셨다면 나를 많이 응원해 주셨을 텐데... 보고 싶다.

 

탄금대 인증센터 도착

여기서는 충주댐을 갈지 말지 선택해야 한다. 국토종주 인증에 필수 요소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까운 거리가 도장을 찍어보기로 한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고 빗방울이 점차 커지기 시작한다.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거리를 이동한 듯하다. 비가 와서 그런가...

 

인증센터 앞인데 볼 건 없다.

 

오히려 인증센터 앞에 표지판이 인상 깊다. 마즈막재 ㅎㅎ

 

인증센터 옆 편의점에서 얼음생수 2통을 구입하고 백팩에 넣었다. 아직까진 더위를 느껴서 넣었는데 비를 계속 맞다 보니 점점 추워지기 시작한다. 추위엔 쥐약인데 걱정이네...

비내섬으로 가는 길에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산사태라니...ㄷㄷㄷ 어쩔 수 없이 왔던 길로 되돌아간다.

 

되돌아가니 비로소 보이는 현수막... 산사태 공사 중으로 전면통제

 

비가 계속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 몸이 점점 추워서 미칠 지경이다.

다리 밑에서 그나마 비를 피하면서 우회로를 찾아본다. 비가 많이 오는 와중에 차도로 된 다리를 건너야 하는 상황이다. 최대한 안전에 유의하면서 다리를 건너기로 한다.

다리를 건너 한참을 돌아 마주한 산사태지역 반대편의 모습이다. 공사중 안내판이 걸려 있고 포크레인여러대가 보인다. 아무래도 정상화되기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될 듯하다.

 

안전은 항상 최우선이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는 미끄러질 소지가 크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서 라이딩을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후방 레이다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국도구간에서 차량이 오는 상황을 미리 대비할 수 있어서 이번 국토종주 준비물 중 만족도 최상의 물건 중 하나가 바로 후방 레이다였다. 국토종주 필수준비물 중 하나로 인정한다.

산사태 난 구간을 지나 상태가 좋지 않은 자전거도로만 지나다가 드디어 평화로운 자전거 도로에 올랐다.

갑자기 맘에 안정이 찾아온다.

 

비를 계속 맞고 달리다 보니 꼴이 말이 아니다.

 


자전거 상태도 브레이크에서 계속 소음이 들리는데 패드가 다 되었을 때 나는 소리와 똑같아서 라이딩을 멈추고 패드를 꺼내 확인해 보았다. 확인해 보니 패드는 80% 정도가 남아있어서 패드 문제는 아니었고 모래와 같은 이물질이 계속 끼어서 소음이 나는 것이었다.

 

물통을 짜서 브레이크를 씻어내니 소음이 사라졌다. 

 

비내섬 인증센터 도착... 비가 오락가락한다.

 

인증센터 앞에 공중화장실이 있어서 자전거를 좀 씻어주기로 한다.

비가계속 내리다 보니 구동계에 흙, 모래가 계속 쌓여서 소음이 발생한다.

 

물통에 수돗물을 받아서 물총 삼아 구동계를 씻어내고 다시 출발... 몸이 계속 비를 맞은 상태로 있으니 체온이 계속 떨어지는 느낌이다. 오한이 느껴진다. 이러다 몸살이 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가는 길에 보이는 강원도 표지판을 보고 의아했다. 이쪽 지리를 잘 모르다 보니 강원도가 왜 나와했는데 지도를 보니 충주에서 여주 사이 강원도 원주시가 있었다. 

 

강천섬...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많은 사람들로 붐볐을 만한 곳이었는데 비가 오니 아무도 없었다.

 

비를 계속 맞으면서 라이딩을 하니 체온이 계속 내려간다. 너무 춥다 ㄷㄷㄷ

라이딩 도중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 

이때 마침 회사 후배가 챙겨준 아미노바이탈이 생각나 한포를 먹었더니 거짓말처럼 증상이 완화되었다. 신기한 경험을 했다. 고마웠다 민규야!!

 

그 유명한 국토종주 공식 끌바구간을 만났다. 경사가 장난 아니다.

 

하행에서는 아예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없게 원천봉쇄된 모습이다.

 

이 구간을 지나니 바로 강천보가 보인다.

 

강천보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고 몸이 너무 추워 몸을 좀 녹일 만한 장소를 찾아본다.

 

강천보 건물 2층에 편의점 간판을 보고 뜨끈한 라면을 먹으면 몸이 좀 녹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올라가 보니 운영을 하지 않아서 아쉬웠다.

아쉬운 데로 1층에 있는 커피숖에서 베이글과 따뜻한 라떼를 주문했다.

 

에어컨 바람이 너무 추워서 바깥에 나와서 몸을 녹였다.

하루 사이에 이렇게 몸 상태가 바뀌니 몸이 적응을 잘 못할 듯하다.

 

비가 계속 오는 상태에서 온몸에 비를 쫄딱 맞다 보니 체온이 오르질 않는다.

이른 시간이지만 더 이상 라이딩은 중지하고 숙소를 찾아서 들어간다. 사장님이 친절하셔서 자전거를 직접 방안에 들여놔주셨다. 세탁기도 지하에 있어서 사용할 수 있었고 계속 비가 오는 관계로 바로 옆 편의점에서 저녁거리를 사 와서 먹었다.

이곳에도 욕조가 있는 방을 골라서 따뜻한 물에 몸을 녹였다.

 

몸이 좀 진정되고 편의점 한상으로 저녁을 해결한다. 저녁에 맥주는 진리 ㅎㅎ

 

저녁을 먹고 흙탕물로 온통 범벅이 된 옷과 양말을 벗어 애벌세탁 후 빨래를 세탁기에 돌렸다.

 

모텔 시설은 오래되어서 많이 낡았지만 사장님의 마인드가 좋았다. 

따뜻한 원두커피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한다.

 

3일차 요약

주행거리 : 139.16km

주행시간 : 7시간37분